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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 터널

벌써 2년이다. 코로나19가 발생하고 전 세계로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각국은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지난 해 가을쯤이면 다시 일상을 회복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 가을이 지나고 또 한번의 가을이 지나고 있는데 아직 코로나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 코로나와의 2년이 물리적으로는 긴 세월이 아니지만 느껴지는 무게에 있어서는 한없이 엄중한 시간이었다. 이쯤에서 한번 복기해 보는 것도 앞으로의 현명한 대처를 위해 좋을 듯하다.     코로나가 인간 세상에 침투하면서 처음 발생한 중국에서 엄격한 통제가 시작됐다. 한국에서도 초기 감염자의 동선이 모두 추적, 발표돼 사생활까지 노출되는 것을 보면서 국가가 이렇게까지 개인의 자유를 억압할 권리가 있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국가가 그렇게 통제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방역에 협조해 곧 코로나를 종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의 이성을 믿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 코로나가 만든 이 혼란스러운 상황이 계속되는 것을 보면서, 또 백신이 나온 후 1년간의 대처 과정을 보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고 있다.     우리의 상황이 코로나를 엄격히 통제하는 나라보다 못한 것 같다고 자조하는 사람들의 생각에 마음이 간다. 미국은 코로나 확진자와 사망자가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다. 알래스카주 주민 수보다 더 많은 인구가 사라졌다. 코로나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는 비즈니스는 아직도 많다.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의 지출도 천문학적인 규모로 늘고 있다. 이는 앞으로의 경제 상황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어린이들은 마스크에 갇혀 마음껏 숨을 쉬지도 못한다. 학교 교육에 대한 불안, 혼란 등으로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장기화되면 미래를 암울하게 할 수 있다.   미국의 1일 확진자가 다시 10만 명에 육박하고 있고, 유럽과 한국도 확진자, 중증 입원자, 사망자 모두 최고치에 달하고 있다. 델타 변이보다 훨씬 더 강력한 변이 오미크론은 남아공에 이어 캐나다, 유럽 각국에서 발견됐다. 미국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세계가 긴장하고 서로의 왕래를 통제하며 다시 빗장을 걸고 있다. 이런 것들은 코로나를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나온 지 거의 1년이 지난 후에 벌어지는 상황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코로나로 인한 미국인 사망자 수는 발생 첫 해보다 백신이 나온 후 1년이 더 많다고 한다.   지금은 늦은 것 같지만 80% 이상이 백신 접종을 마쳤으면 집단 면역이 생겨 코로나로 인한 혼란을 막을 수 있었을 텐데 너무 아쉽다.     2차 접종을 마치고 다시 시작한 영어 수업에서 수강생들의 3차 부스터샷에 대한 생각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접종을 망설이는 이유는 백신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계속적인 주장에 영향을 받아 생긴 불신과 두려움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한 1, 2차 접종으로 항체가 충분이 생겼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도 있다. 이런 모든 것들이 바른 사고를 하기 위한 우리의 판단을 방해하고 있다.     더 지켜봐야겠지만 새로운 변이가 수퍼 파워를 가지고 계속 등장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백신 접종 의무화를 반대하는 주와 단체들도 있다.  지금은 개인의 자유가 먼저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 현실이 엄혹하다. 방역당국의 조치에 적극 협조하는 것만이  이 긴 터널을 빠져나오는 최선의 방법이다.  최성규 / 베스트영어훈련원장열린 광장 코로나 터널 코로나 터널 코로나 확진자 코로나 때문

2021-12-03

[문화 산책] 위드 코로나 시대의 ‘우리’

얼마 전 한국에 열린 음악회를 유튜브로 감상했다. 참 기묘하고 낯설었다. 지휘자를 비롯한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이 마스크를 썼다(입을 써야 하는 관악기 연주자들과 피아니스트는 빼고). 그것도 시커멓고 커다란 마스크다. 게다가 어쩐 일인지 연주자들이 모두 검은 정장을 단정하게 차려 입었다. 장송곡이라도 연주할 듯 엄숙하고 묵직한 분위기다. 그런데 연주하는 곡은 모차르트의 피아노협주곡이다.   그러니 기묘한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 그리고 생각한다. 아, 이런 것이 이른바 ‘위드 코로나’의 한 모습인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연주하는 음악을 마스크로 단단히 무장하고 감상하고… 그렇게 안전하고 품위 있게 인생을 즐긴다? 가수도 마스크를 쓰고 노래 부를 판인가? 가슴이 답답해진다.   연극 공연이나 미술전람회처럼 현장의 숨결이 중요한 분야의 작품들도 집에서 영상으로 감상하는 데 익숙해졌다. 이른바 비대면 온라인 공연이라는 것인데, 수박 겉만 핥고 다 먹었다고 여기는 격이다.     전염병 때문에 그렇게 세상이 바뀐다고 호들갑이다. 그러니까, 완전히 물리칠 수 없으면 견디는 수밖에 없다, 코로나도 독감처럼 여기고 예방주사 맞아가며 함께 살아라, 사망자로 따지자면 독감이나 엇비슷하니 너무 겁먹을 것 없다… 뭐 그런 이야기다. 그걸 ‘위드 코로나’라는 낱말로 그럴듯하게 포장한 것이다. 우리말로 옮기자면 ‘코로나와 함께’가 되려나? 꼴 보기 싫은 사람과 함께 밥 먹는 기분처럼 더럽다.   코로나 때문에 우리 삶의 모습이 근본적으로 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에 반해, 한 두 해 어렵다고 수천 년 쌓아온 인간의 삶이 쉽사리 바뀔 리 없으니 너무 요란 피우지 말라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다른 것은 몰라도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많이 달라질 것 같다. 사람들은 이미 거리두기나 비대면에 익숙해졌고, 혼자 살기에도 많이 길들여졌다. 아무래도 코로나 이전처럼 끈끈하지 못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휴대전화니 온라인 소통 같은 것이 극성을 부리는 판에 코로나가 겹쳐서 변화가 한층 클 전망이다.   인간은 혼자서 살 수 없다고 굳게 믿으며 공동체의 끈끈한 정을 소중하게 여겨온 우리 한국 사람들에게는 매우 심각한 변화다.     한때 ‘나들’이라는 낱말이 관심을 모은 적이 잠시 있었다. ‘나’의 복수를 ‘우리’ 대신 ‘나들’로 하자는 제안으로, 개성이 살아있는 개인인 나들이 모인 공동체가 바람직한 사회라는 주장이었다. 제법 설득력 있게 들렸다.   하지만 한국인 특유의 심성을 대변하는 ‘우리’라는 낱말을 대신할 만큼 힘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얼마 전 한국어로 두 권으로 책을 펴낸 ‘토종 미국인’ 로버트 파우저(60)씨에게 “한국어 표현 중에 좋아하는 낱말을 꼽아 달라”고 했더니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고 한다.   “하나만 꼽자면 ‘우리’라는 말이요. ‘우리 선생님’이라거나 ‘우리 교수님’ 이런 식으로, 가족 관계가 없더라도, 당신을 존중한다는 의미로 ‘우리’라는 말을 붙이는 게 너무 좋아요. 미국에서는 굉장히 좁은 의미로만 ‘우리’를 사용하니까요.”   우리 한국 사람에게 ‘우리’라는 낱말은 단순한 나의 복수가 아닌 것이다. 설마 코로나 때문에 우리라는 정겨운 낱말이 사라지는 불상사가 일어나지는 않겠지. “우리가 남이가?”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 산책 코로나 위드 위드 코로나 코로나 이전 코로나 때문

2021-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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